[DNA]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 이세돌이 패배 직후 가장 먼저 한 행동
[DNA]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 이세돌이 패배 직후 가장 먼저 한 행동
"싸움은 기다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승리는 지난 싸움을 되돌아보는 것에서 완성된다."
-이세돌

1. 광화문의 침묵, 그리고 호텔 방의 바둑판
여러분, 2016년 봄을 기억하시나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전 세계가 떠들썩했었죠.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1국, 2국, 3국... 내리 3연패. 인간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는 절망감이 광화문을 뒤덮었습니다.
저는 그때 승패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3국에서 패배가 확정되어 사실상 우승이 물 건너간 그 처참한 순간, 이세돌 9단은 무엇을 했을까요?
보통 사람이라면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거나, 절망감에 술을 마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대국이 끝나자마자 알파고를 대신해 앉은 아자 황 박사를 붙잡고 바둑돌을 다시 놓기 시작했습니다.
"복기(復棋)하겠습니다."
방금 자신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안겨준 그 수순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뼈를 깎는 심정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난 늦은 밤, 호텔 방에 돌아와서도 그는 동료 기사들과 밤을 새워가며 졌던 바둑을 또다시 두었습니다.
그 처절한 복기가 있었기에 4국에서의 기적 같은 '신의 한 수(78수)'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 78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영감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3번의 패배를 씹어먹을 듯이 분석해서 찾아낸, 알파고 버그의 유일한 틈이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시험을 망쳤다고 시험지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셨나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알파고를 이길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버린 것입니다.
2. 20년 차 입시 원장이 본 '오답 노트'의 진실
입시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성적이 오르는 학생과 제자리인 학생의 차이는 시험이 끝난 '직후'에 결정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채점이 끝나면 시험지를 덮습니다. 비 내리는 시험지를 다시 보는 건 자존심 상하고 괴로운 일이거든요.
"아, 실수네. 다음엔 잘해야지." 하고 넘어갑니다. 이건 복기가 아닙니다. 회피입니다.
반면, 전교 1등, 의대 가는 친구들은 이세돌 9단과 똑같습니다.
그들은 틀린 문제를 보면 눈빛이 변합니다.
"이거 내가 왜 틀렸지? 개념을 모른 건가? 조건을 잘못 읽었나? 계산 과정 어디가 꼬였지?"
마치 형사가 범인을 잡듯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그들에게 오답은 '쪽팔린 일'이 아닙니다. 나의 약점을 공짜로 알려주는 가장 고마운 선생님입니다.
3. 뇌과학이 증명하는 '반성적 성찰(Reflective Practice)'
뇌과학적으로 볼 때, '복기'는 뇌를 가장 강력하게 성장시키는 행위입니다. 이를 '반성적 성찰(Reflective Practice)'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뇌는 예상과 다른 결과(오류)가 나왔을 때, '예측 오차(Prediction Error)'라는 신호를 발생시킵니다. 이때 도파민 시스템이 작동하며 뇌세포 간의 연결을 재설계할 준비를 합니다.
- 그냥 덮어버릴 때: 뇌는 "아, 별거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 오류를 수정하지 않습니다. 다음에도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틀립니다. (신경회로 고착화)
- 복기할 때: "아! 여기서 이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라고 깨닫는 순간, 뇌는 잘못된 신경 연결을 끊고 올바른 새로운 경로를 뚫어버립니다. (신경 가소성)
즉, 복기를 하지 않는 공부는 구멍 난 타이어에 계속 바람만 넣는 것과 같습니다. 구멍(오류)을 찾아서 때우는(복기) 과정 없이는 절대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4. 입시 컨설턴트의 제안: '이세돌식 오답 복기' 훈련법
오답 노트, 예쁘게 만들 필요 없습니다. 문제 오려 붙이고 형광펜 칠할 시간에 머리를 쓰십시오. 이세돌 9단처럼 복기하는 3단계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Step 1. '패착(敗着)'을 찾아라 (Why)
바둑에서 패배의 원인이 된 수를 '패착'이라고 합니다. 문제에서도 내가 틀리게 된 결정적인 지점이 있습니다.
해설지를 보기 전에 먼저 찾으십시오.
"아, 내가 여기서 '조건 가'를 '조건 나'로 착각했구나."
그 지점에 빨간 펜으로 X 표시를 하십시오. 그게 여러분의 패착입니다.
Step 2. '나만의 78수'를 둬라 (How)
이제 그 패착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십시오.
"이 상황에서는 이 공식을 썼어야 했어."
"이 단어가 나오면 문맥을 이렇게 파악했어야 했어."
틀린 이유를 알았다면, '다음에 맞히기 위한 행동 강령'을 한 줄로 적으십시오. 그게 여러분의 신의 한 수입니다.
Step 3. 백지 복기 (Replay)
이세돌 9단은 바둑판을 보지 않고도 머릿속으로 바둑을 둡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오답 분석이 끝났다면 책을 덮고 백지 위에 그 문제를 다시 풀어보십시오.
단순히 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아까 분석한 '올바른 논리 과정'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손끝에서 막힘없이 풀려야 진짜 내 것이 된 겁니다.
5. 입시CUBE's Insight
이세돌 9단이 은퇴하면서 남긴 말이 있습니다.
"바둑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다."
입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은 여러분을 줄 세우기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틀린 문제 앞에서 도망치지 마십시오.
그 아픈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뜯어보고, 고쳐나갈 때, 여러분은 비로소 인공지능도 넘볼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실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 Q&A: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Q. 원장님, 시간이 없어서 틀린 것만 보고 싶은데 맞은 문제도 복기해야 하나요?
A.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찍어서 맞은 문제'나 '아리송하게 맞은 문제'는 반드시 복기해야 합니다. 그건 실력이 아니라 운입니다. 운으로 맞힌 문제는 수능 날 반드시 배신합니다. 맞은 문제라도 내 풀이 과정이 해설지의 정석 논리와 일치하는지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Q. 오답 노트를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A. 형식에 집착해서 그렇습니다. 문제를 오리고 붙이는 '가위질'은 공부가 아닙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오답 봉투'를 추천합니다. 틀린 문제 번호 위에 바로 빨간 펜으로 핵심 피드백을 적고, 그 시험지나 페이지를 찢어서 봉투에 넣으세요. 그리고 주말에 꺼내서 다시 풀어보세요. 노트 꾸미기가 아니라 '뇌에 새기기'가 목적임을 잊지 마세요.
💌 To. 빨간 소나기가 내린 시험지 앞에서 울고 있는 너에게
오늘 시험 망쳤다고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굴고 있니?
친구들은 다 잘 본 것 같고, 나만 뒤처진 것 같아 불안하지?
하지만 얘들아, 이세돌 9단도 인공지능에게 3번이나 지고 나서야 딱 한 번 이겼어.
그 1승이 3패보다 훨씬 값진 이유는, 패배의 고통을 딛고 일어선 결과이기 때문이야.
지금 네 시험지에 내린 빨간 비는 실패의 낙인이 아니야.
네가 수능 날 틀리지 않도록 미리 맞아본 예방주사란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시험지를 다시 펼쳐봐.
거기에 네가 1등급으로 갈 수 있는 보물지도가 숨겨져 있어.
도망치지 않고 마주 보는 너의 용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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